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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고아들은 어디에 있나…늘푸른교회 구호팀

지난 2010년 1월 아이티에서 일어난 대지진 이후 참사 현장을 찾아 활동하기 시작한 뉴저지주 늘푸른장로교회(담임목사 조항석) 구호팀이 9번째로 아이티를 다녀왔다. 본지는 한 독지가가 비영리기관 해피빌리지를 통해 기부한 1만 달러를 지난달 16일 조 목사에게 전달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왔다. 현재 뉴욕일원에서는 늘푸른장로교회 외에도 7차례 이상 사역을 펼친 열방교회가 꾸린 연합선교팀 등이 꾸준히 아이티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항석 목사가 본지 독자들에게 보고서 형식으로 보내온 최근 구호활동 내용을 소개한다. ◆이민가방 13개에 담긴 구호품= 이번 구호활동은 지난달 20일 아이티 현지를 향해 떠나면서 시작됐다. 20일 오전 6시, 나이 많은 어른 11명으로 구성된 구호팀이 출발했다. 될 수 있는 대로 짐을 줄인다고 했는데도 장난감 공 300개, 샌들 300켤레, 축구공 60개 등을 챙기다 보니 이민가방 13개가 꽉꽉 찼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통해 한 번도 어김없이 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했다. ◆창고엔 밀가루 몇 포대= 21일부터 6개 고아원을 방문했다. 쌀 50포대와 스파게티, 식용유, 설탕 등 식품을 한 트럭 싣고 고아원으로 향했다. 첫 방문지는 우리가 ‘작은 고아원’이라고 부르는 ‘브니엘 고아원’이다. 다리 잘린 쇼 손이 있는 곳. 아이들이 파란 티셔츠를 입고 나무 그늘 아래에 풀 죽은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음식과 비치볼, 장난감, 축구공 등을 나눠주고 쌀을 창고에 날랐다. 창고에 있는 식품이라곤 유엔이 제공한 밀가루 몇 포대가 전부였다. ◆절반으로 줄어든 고아원=‘켄스코프 작은 고아원’은 지난번보다 규모가 줄었다. 아이들이 120명이 넘었었는데 자격이 없는 아이들을 내보내는 바람에 이제 반으로 줄었다. 그 많던 아이들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고아원을 관리하는 미국인들은 아이들 이름조차 잘 모른다. 음식을 나눠줬지만 잘 먹지 못해 주스 한 병 들기도 힘들어하는 아이도 눈에 띈다. 이곳엔 장애아들이 많고 남루한 차림의 아이들도 있다. 고아들의 고단한 삶이 절절히 배어 나왔다. 축구공을 10개나 나눠줬는데도 아이들 사이에서 전쟁이 난 듯 시끄러워졌다. 축구공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주장’이 된다는 나라에서 새 축구공을 차볼 수 있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인 것 같다. ◆콜레라 발병 여전= 24일은 마지막 날이라 떠날 준비를 하고 시티 솔레에 있는 콜레라 클리닉을 방문했다. 현지에선 콜레라가 여전히 발병하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콜레라 환자 치료를 중단했는데 지금 포토 프랭스(수도)에 시티 솔레 클리닉과 가나안 클리닉 두 곳만 남아있다. 두 곳 모두 헌신적인 의료진과 선교사들에 의해 운영된다. 4, 5월 우기가 오면 환자가 급증할 게 뻔해 다들 걱정이다. 후원 문의 201-446-4466. 정리=강이종행 기자

2012-02-29

아이티의 한인 천사…팰팍 늘푸른장로교회 조항석 목사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아이티에 강도 7.0의 대지진이 덮친 지 12일로 꼭 2년이 지났다. 대지진 직후 전 세계에서 구호의 손길이 이어졌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인 60여 명의 작은 교회가 아이티의 어린이들을 꾸준히 돕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에 있는 늘푸른장로교회 조항석 목사 일행은 쌀을 포함한 식량 등을 후원 고아원에 전달하기 위해 다음달 아이티로 향한다. 대지진 이후 벌써 9번째다. “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세인들의 관심은 멀어졌지만 아이티 곳곳은 여전히 폐허로 남아 있고, 천막에 살면서 굶주림에 지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교회가 지원하는 고아원은 2010년 대지진 발생 직후만 해도 2곳이었지만 지금은 6곳으로 늘었다. 추가된 4곳은 한국이나 미국 교회가 지원을 하다가 끊긴 곳인데, 고아원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된 시티솔레 등에 간이주택 건설 사업도 지난해 시작했다. 후원 규모는 2010년 5만3000달러에서 지난해 7만5000달러로 늘었다. 3만 달러는 교회 모금액이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기부를 받은 것이다. 조 목사는 “내 의지와 힘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천사 같은 분들이 나타나 가능했다”고 겸손해했다. 특히 한국과 뉴욕 일원에서 1만 달러 규모의 고액 기부자가 등장했고, 뉴저지 한 지인의 도움으로 글로벌어린이재단으로부터 1만4000달러도 지원 받았다. 그는 "중앙일보의 보도(2010년 12월 21일자 A-4면, 2011년 8월 23일자 A-4면 등)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후원자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게 큰 고민이다. 조 목사는 “교인을 포함해 최대 50명 이상이었던 후원자가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조 목사는 “후원금 100%를 구호 활동에 사용한다. 우리 일행의 항공료와 체류비는 개인 부담이다”면서 “현지에서 고아원을 돌보고 있는 탁형구 선교사 역시 그의 아내가 따로 사업을 해 활동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늘푸른장로교회는 올해도 후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이들이 풍성하게 먹을 수 있도록 쌀을 보내는 게 소원”이라는 조 목사. 그는 “한 고아원의 무뚝뚝했던 오른쪽 발목이 없는 7살 슈스가 어느 날부터 웃으며 우리를 반겨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며 “아이들의 웃음이 계속되도록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조 목사는 다음달 20일 아이티로 가기 전까지 2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정도면 후원하는 6개 고아원, 450명 어린이들의 3개월치 식량이 해결된다. 후원 문의: 201-446-4466.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2012-01-12

진흙 쿠키를 굽는 빈민가…160만명 아직도 텐트 생활

갱들 활개치는 수도 변두리 텐트촌…살인사건도 잦아 지진으로 무너진 대통령궁.대성당 '을씨년스런 폐허' 사탕수수 농사로 자급했던 그 시절은 다시 올 는지… 마이애미에서 2시간을 날았을 뿐인데 이렇게 다른 광경이 펼쳐질 줄 누가 알았으랴. 비포장이나 다름없는 도로에서는 흙먼지가 뿌옇게 피어 오르고 낡은 디젤 엔진에서는 꺼먼 매연이 뿜어져 나오니 단박에 숨이 막힌다. 중앙선이 따로 없으니 여기저기서 경적소리가 귀를 때리고 도로변에는 버려진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면적이 2만 7750㎢이니 한국의 1/4에 GDP(국내 총생산)가 1인당 1600달러다. 한국이 3만달러에 가까우니 그 딱한 사정은 보고 듣지 않아도 알만할 터. 서반구의 최빈국이다. 한국전쟁 당시에 자금지원을 한 우방국으로 한국과는 1962년 수교한 이래 무역.경제.기술.문화 협정에 사증(비자)면제협정도 맺고 있다. 진도 7의 강진이 후려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이티는 여전히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태양의 도시(Citi-Soleil) 아이티의 세계적인 아픈 상징이 돼 버린 진흙 쿠키를 굽는다는 말을 좇아 지구촌 최대의 빈민가를 찾았다. 수도 포르토 프린스 변두리의 거주 인구가 20만에서 40만명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갱들의 관할지역이기도 해서 서반구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간주되는 곳이다. 2006년에는 유엔 평화유지군 2명이 이곳에서 살해됐고 2007년에는 유엔군 700여명이 이곳에서 대규모 총격전을 벌였다. 지금도 심심찮게 살해된 시체가 발견되는 곳이라고 윌러가 귀띔한다. 차를 타고 슬그머니 지나갈 심산이었는데 마을 입구에서 털털대던 자동차가 기어이 멈춰 버렸다. 하는 수 없이 수많은 눈초리를 온 몸으로 느끼며 잔뜩 긴장한 채로 마을로 들어섰다. 윌러와 임마뉴엘은 앞 뒤에 서서 큰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기에 여념이 없다. 큰 홍역을 치른 곳 답지않게 마을은 삶의 활기로 가득하다. 흙탕물이지만 빨래도 하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골목을 메운다. 그러나 뒷골목으로 한발짝 들어서니 골목을 따라 오염되다 못해 아예 초록색 물감을 타 놓은 듯한 생활하수가 흥건하다. 각종 쓰레기가 썩어가고 모기와 파리떼가 먼지구름 일듯 날아오른다. 길을 관통하니 바닷가다. 한동안 카리브해를 바라보다 발길을 되돌리니 '양아치'쯤으로 불러야 할 듯한 청년이 길을 막는다. 마을을 벗어날 동안 지켜줄 테니 10달러를 내놓으란다. 긴장한 채 망설이는 동안 "지난 주에도 10명이 죽어 나갔다"고 아예 협박을 한다. 10달러를 줬다간 아예 지갑을 내놓아야 할 지 모른다고 윌러의 말에 꽁무니를 빼듯 발길을 재촉했다. 나오던 길에 드디어 진흙쿠키를 발견했다. 조그만 나무판매대 위에 손바닥만한 진흙쿠키가 동전 몇 닢과 함께 놓여 있다. 1달러를 내니 작은 비닐봉지에 가득 채워준다. 다닥다닥 붙은 양철지붕 위로 카리브해의 햇살이 내리쬐니 비로소 태양의 도시라는 이름이 걸맞는 듯 하다. ◆왕자의 항구(Port-au-Prince) 아이티의 수도로 지진으로 무너진 대통령궁이 당시의 모습 그대로 아이티의 현재를 그대로 웅변하고 있다. 지진 전 콘크리트로 제법 구색을 갖췄을 시장도 여전하다. 언제 무너져 덮칠 지도 모를 잔해 앞에서 상인들이 옹색하기 짝이 없는 물건들을 펼쳐놓고 있다. 시장을 벗어나 대성당 터에 이르렀다. 르네상스 양식을 본 뜬 성당이 웅장하다. 하지만 옛날 일일 뿐 지붕도 유리창도 없이 을씨년스러운 폐허 그대로다. 차로 돌아오니 어느새 주민들이 몰려와 유리창을 두드린다. 섣불리 지갑을 벌렸다간 몰려 든 인파로 차가 움직일 수도 없겠다는 생각에 돈을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 잔돈을 따로 준비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한때 사탕수수 수출과 농사로 자급했을 나라가 전국민의 대다수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160만 명이 아직도 텐트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도심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여기저기 휴대폰 간판이 솟아 있고 탭탭(Tab Tab)이라 불리는 택시마다 승객이 빼곡히 들어차서 어디론가 달려간다. 마이애미를 통해 들어왔을 최신 자동차들도 혼잡한 거리를 누빈다. 현대 기아차도 제법 눈에 띈다. 조금씩이나마 군데군데 공사장들도 눈에 띈다. 해질 녘 도시 전경을 볼 요량으로 산 중턱으로 길을 잡았다. 길도 없는 길을 따라 위험스레 능선에 올라서니 붉게 물들어가는 왕자의 항구가 애잔하게 느껴진다. 왼쪽 발 아래로는 토굴이나 다름없을 빈민가가 전기도 없이 캄캄한 밤을 맞고 있다. 인력거와 벤츠 렉서스가 같은 도로를 달리고 위성TV와 호롱불이 혼재하는 나라 아이티는 지금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몸살을 앓고 있다. 몸살이 지나면 언젠가 다시금 카리브해의 진주가 되리라. 아이티=글.사진 백종춘 기자 jcwhite100@koreadaily.com

2011-12-13

['지진 2년' 통곡의 땅 아이티를 가다] 아슬아슬한 산비탈엔 토굴 같은 고아원이…

햇빛도 거의 안 드는 실내 방 마다 널브러진 아이들 살았지만 너무나 가혹한 현실 따뜻한 손길이 그리웠던가 몰려나온 거리의 아이들 옷자락 잡은 채 매달리고… 글로벌 어린이 재단 이희숙 LA지부 전회장 "내 삶의 목표 뚜렷해져" 고아원이라고 찾은 곳이 위태로운 산비탈 빈민가 한켠의 조그만 거처다. 간판도 마땅한 출입문도 없으니 그저 토굴이나 다름 없다. 두 평이나 될까 싶은 시멘트 바닥에 카리브해를 달구는 햇빛도 좁은 출입구와 유리없는 창으로 들어오는 것이 전부다. 일행을 보고 입구로 몰려나온 아이들을 보니 말문이 막힌다. 올망졸망 까만 눈망울을 굴리며 몰려 든 아이들은 스무 명은 족히 돼 보인다. 컴컴한 실내에 눈이 익자 이번에는 방 구석마다 널브러진 아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재앙을 겪고도 목숨을 부지한 대가치고는 아이들에게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했다. 따뜻한 손길이 그리웠던지 아이들은 이희숙씨(글로벌어린이재단 LA지부 전회장)의 옷자락을 붙잡고 놓아줄 줄 모른다. 아이들에게 일일이 볼을 맞대며 귀를 기울인다. 자신도 고아이면서 거리의 아이들을 데려와 돌보고 있는 청년 임마뉴엘의 안내로 들여다 본 뒤 쪽방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한쪽의 커튼을 젖히니 숯 화로에 한 소년이 무엇인가를 요리하고 있는데 그곳이 화장실 겸 부엌이란다. 글로벌어린이재단의 전신인 나라사랑 어머니회가 창립된 것이 1998년. 한국이 IMF 사태를 맞아 늘어난 결손.결식 어린이들을 돕고자 어머니들이 마음을 모았던 것이다. 이후 수혜 대상을 전세계 어린이들로 확대하고자 모임의 이름을 바꾸고 그동안 북한.동티모르.수단.말라위 등 수많은 빈곤국의 어린이들을 도왔다. 2001년 우연히 할리우드의 제작자와 영화촬영 차 아이티를 찾았다가 이들을 만난 강영만 영화감독은 이후 10여 년 동안 이들의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지진이 났을 때는 닷새 만에 비상약과 구호품을 챙겨들고 단신으로 이들을 찾아갔던 그다. 그에게 이번 방문은 여섯번째다. 한시라도 빨리 이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먹이고픈 마음에 고아원을 나선 이희숙씨와 강 감독의 발길이 바빠진다. 일행의 가이드이자 시큐리티 가드인 윌러를 따라 쌀과 마카로니 설탕 등 식료품을 트럭 한가득 사 실었다. 지금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어엿하게 가정을 꾸린 윌러 역시 10년 전 강 감독이 만났던 거리의 아이였다. 아이들을 부르러 보내고 도로변에 식료품들을 부려놓자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삽시간에 몰려든 군중들이 나눠달라고 악다구니를 써대는 통에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이들을 피해 일행이 서둘러 트럭에 올라타고 윌러와 임마뉴엘의 제지로 가까스로 상황이 진정된다. 그 와중에도 아이들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가 싶게 제 몸무게 만큼이나 나갈 포대들을 들고 끙끙대며 비탈길로 사라진다. 돌아오는 길에 기자의 요청으로 일행은 대로변 텐트촌으로 들어섰다. 상.하수도 등 기본적인 시설마저 있을 리 만무한 텐트촌은 지난 2년의 세월이 말해주듯 어느 것이 텐트이고 어느 것이 쓰레기 더미인지 얼른 분간이 안 된다. 마침 텐트 앞에서 딸의 머리를 빗겨 주고 있는 모녀를 발견하고 셔터를 누르자 경계의 눈빛이 가득하다. 뒤따르던 강 감독이 얼른 찍고 빠지자는 사인을 보낸다. 아니나 다를까 악취와 쓰레기 사람과 짐승(돼지 닭 개)이 혼재돼 있는 텐트촌 여기저기서 알아들을 수 없는 고함소리가 터져 나온다. 일행의 보디가드로 나선 청년들의 눈에도 두려움이 가득하다. 쫓기듯 돌아나온 텐트촌 초입에는 조그만 조형물이 지진 전에는 이곳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공원이었음을 알려준다. 윌러는 이곳에만 300여개의 텐트에 1000여 명의 살고 있다고 한다. 이튿날 일행은 교외에 있는 또 다른 고아원으로 향했다. 매연과 경적소리 신호등과 중앙선조차 없는 도심을 비집고 나와 비포장길을 달려 한시간 반만에 도착했다. 미국인 선교사가 세우고 자원봉사차 와서 고아원 운영을 맡고 있는 백인 청년 제프리가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아이들에게 쌀과 부대식량 비타민 등을 내어 놓으니 언제 어디서 배웠는지 '캄사함미다'를 연발한다. 이틀 간의 긴 행장을 끝낸 우리들은 호텔 앞에서 윌러 일행들과 작별의 포옹을 했다. 산 두개를 넘어야 갈 수 있는 윌러의 고아원 몫으로는 성금 봉투가 전해졌다. "와 보길 정말 잘했어요 항상 바쁘다고 미뤄 왔었는데 이번에는 이 일정을 먼저 잡았지요. 그랬더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이번 일로 현지에서 아이들과 호흡을 같이 하며 진정으로 무엇이 필요한가를 알아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무엇보다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희망을 발견한 것이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 삶의 목표도 더욱더 뚜렷해 졌고요." 힘든 일정을 마친 이희숙씨의 얼굴이 한결 밝아진다. 2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지진의 잔해도 어느 정도 걷혔다. 그에 따라 지진의 기억도 우리들 기억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그렇지만 눈에 보이는 잔해가 걷혔다고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까지 걷힐까. 언제 상처에 새살이 돋을 지 모르는 그들에게 지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이티 후원문의:글로벌어린이재단(415)285-1246 아이티=글·사진 백종춘 기자 jcwhite100@koreadaily.com

2011-12-12

'지진 대참사 2년' 아이티 본사 기자 가다

내전·기근·지진 겹쳐 고아 헤아릴 수 없어 GCF "돕자" 현장으로 참으로 기구하고도 딱하다. 아이티에 진도 7.3이라는 대참사가 몰아닥친 지 2년이 지났건만 목도한 광경은 여전히 처참하다. 2010년 1월 카리브해의 섬나라를 뒤흔든 대재앙은 삽시간에 22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전체 인구 900만 명(CIA 세계연감) 중 200만 명이 집을 잃었다. 지진 발생 이전에도 취약하기만 했던 사회기반시설은 60%가 파괴됐다. 여전히 수많은 주민들이 전기와 수도공급이 끊긴 채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비스듬히 쓰러진 건물 앞에서는 아낙들이 제각기 조그만 광주리에 겨우 콩 몇 줌 당근 몇 뿌리를 담아놓고 있다. 차만 멈추면 아이들이 달려 들어 차창을 두드리며 구걸을 한다. 갓난 아이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젊은 엄마의 눈길은 차마 마주 바라볼 수조차 없다. 1492년 콜럼버스가 인도의 일부라고 믿고 첫발을 디딘 이래 스페인 프랑스 미국이 연이어 이 땅을 점령했다. 독립하면 나을까 했던 기대는 희대의 독재자 슈발리에 부자가 대를 이어 1986년까지 무려 28년간 이 조그만 섬나라를 유린하면서 산산조각 났다. 그 뒤 쿠데타와 폭동으로 점철된 역사는 겨우 지난 4월 인기가수 출신인 미셀 마르텔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안정권에 접어 들었다. 그 처절한 역사의 최대 희생자는 아이들이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인 2007년에 이미 유니세프는 이 땅의 고아를 38만 명으로 추산했다. 설상가상으로 지진까지 할퀴었으니 현재 고아들의 숫자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달 초 글로벌 어린이 재단(GCF)이 이곳의 고아들을 돕고자 마련한 성금을 전달하러 직접 아이티를 찾았다. 재단의 전 LA지부 회장을 지낸 이희숙 사장(북창동 순두부)과 '김치워리어'로 잘 알려진 강영만 감독이 메신저로 나섰다. 그 여정을 기자가 함께 했다. 아이티=글.사진 백종춘 기자

2011-12-12

지진 성금으로 아이티에 학교 건설”

“지난번 워싱턴주 한인들이 모금해주신 아이티 지진 참사 돕기 성금으로 현재 아이티에 학교를 잘 건설하고 있습니다.” 북미 기아대책 기구(회장 주완식목사) 사무총장인 장영철 목사는 8일 윤주남 부회장과 함께 본보를 방문하고 워싱턴주 한인사회에서 지난해 총 9만1722불을 모금해 준데 감사했다. 장목사에 따르면 이 성금으로 현재 아이티에서 K-12학년을 위한 50만불 규모의 학교를 건설하고 있는데 현재 공정이 80%로 진전되어 오는 5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워싱턴주 한인들의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학교 이름도 워싱턴주 별명인 ‘에버그린’ 을 붙여 에버그린 학교인데 학교가 완공되면 현재 임시 건물 땅바닥에서 공부하고 있는 K-8학년 300명이 그리고 앞으로는 12학년까지 500명이 11개 교실에서 공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장목사는 “학교 완공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4만 5000불이 더 필요하고 학생들을 위한 의자, 학용품부터 컴퓨터, 악기 등이 필요하며 특히 굶주리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빵 굽는 기계가 절실하다”며 한인들의 많은 경제적 도움을 호소했다. 또 한인들이 아이티에 선교를 오고 2세 자녀들이 방학에 이곳에 와서 봉사 해줄 것도 당부했다. 장목사는 “지난해 9월 창립된 북미 기아대책 기구는 1989년 한국 최초로 해외의 가난과 기아를 퇴치하기 위해 ‘빵과 복음을 들고’ 라는 구호아래 설립된 한국 기아대책 기구(정정섭회장) 지부로서 현재 북한을 비롯 75개국에 1100명의 기아 봉사단이 사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애틀 에서만 44명을 훈련 시켜 전 세계에 파송 혹은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윤주남 부회장은 “북미 기아 대책 기구는 현지에 단지 돈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는 것이 특징"이라며 “아이티 학교도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해 성공할 때까지 계속 도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주에 다시 아이티로 돌아가는 장목사는 “2010년 1월12일 강도 7이 넘는 대지진으로 수십만이 죽거나 부상을 입는 금세기 최고의 대지진 참사가 일어난 아이티는 아직도 지진 복구가 멀었으며 현재도 150만명이 텐트촌에 살고 있고 콜레라로 4000여명이 사망했으며 정세도 불안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목사는 이같은 아이티 현황 보고회를 3월12일 오후 6시에 페더럴웨이 갈보리 교회에서 개최한다. 문의: 장영철 목사:(206)288-9378, Paulycjang@gmail.com (아이티 지진 참사 돕기 성금을 보내준 워싱턴주 한인사회에 감사한 북미 기아대책 기구 장영철 목사(오른쪽)와 윤주남 부회장

2011-03-10

"살아남은 슬픔 딛고 희망가 불러요"…아이티 참사 생존자 합창단

서바이버들의 화음은 가슴 깊은 곳을 울렸다. 노래 속에는 슬픔과 희망 용기가 담겨져 있었다. 1년 전 아이티 지진 참사에서 생존한 어린이와 청소년 50명으로 구성된 '꿈과 희망의 천사 합창단'의 공연이 16일 오후 2시 미주성산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예배는 한인.라티노 특별 합동예배로 진행됐다. 희생자들을 묵념하듯 공연 내내 눈을 감은 합창단은 '아이 엠 로스 위드 아웃 유' '위드 지저스 올 싱스 아 오케이'등 5곡의 찬송가를 불렀고 참석 교인들을 눈시울을 붉혔다. 합창단장인 제임스 엘리시는 공연후 "대지진 참사후 4개월동안 먹어온 진흙쿠키 생각에 눈물을 참느라 힘이 들었다"며 "여러 한인들의 도움으로 LA에서 공연을 펼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합창단과 함께 LA를 방문한 쟝 프란츠 시어닷 따바구 구청창은 "우리 아이들은 오늘 이 자리에 서는 것만을 생각하며 열심히 합창연습을 해왔다"며 "이번 LA방문을 통해 아이들이 겪은 끔찍한 고통을 극복하고 장차 아이티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훌륭한 일꾼으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꿈과 희망의 천사합창단은 오늘 마틴 루터 킹 주니어 퍼레이드에 참석하며 오는 23일까지 각 커뮤니티를 돌며 총 7차례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황준민 기자 hjmn@koreadaily.com

2011-01-16

아이티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대규모 지진 참사를 이겨낸 아이티의 노래하는 천사들이 LA순회합창공연에 나선다. LA교육자협의회(회장 표세흥 목사)는 12일 오전 11시30분 LA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티 포프토 프랭스 따바구의 어린이와 청소년 50명으로 구성된 '꿈과 희망의 천사 합창단'의 공연일정을 밝혔다. 합창단은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미주성산교회 라티노 교회들 마틴 루터 킹 퍼레이드의 특별 공연 등 총 7회에 걸쳐 공연을 펼친다. 특히 16일 오전 11시 미주성산교회에서 열리는 공연에서는 사랑해 당신을 고향의 봄 등 한국 곡들을 부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세계문화스포츠재단(단장 전동석) 주최로 개최되며 LA교역자협의회 글로벌 비전 파운데이션 남가주 목사회 남가주기독교회협의회 남가주선교단체협의회 남가주장로협의회 LA한인회 동포재단 마틴루터킹재단 LA카운티 커미셔너 협회가 후원한다. 포르토 프랭스는 지난해 1월 12일 규모 7.0의 강진으로 23만명이 숨지고 약 3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곳이다. 지금까지도 기아로 허덕이는 이곳에서 11년째 고아들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벌여온 백삼숙 선교사(이이티 사랑의 교회)는 아이들에게 꾸준히 노래를 가르치며 합창단을 운영해 왔으며 지난해 3월 지진 구호활동을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한 전동석 회장의 도움으로 이번 LA공연에 나서게 됐다. 전 단장은 "참사에서 생존한 아이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미국을 경험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특히 한인 커뮤니티의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문의:(213)700-6351 황준민 기자 hjmn@koreadaily.com

2011-01-12

한국 의류업체, 아이티 재건 앞장

한국 중견기업이 지진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티에 대규모 섬유단지를 조성한다. 니트의류업체인 세아상역은 11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아이티어패럴센터’에서 미 국무부, 아이티 정부, 미주개발은행(IADB)과 섬유산업단지 조성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이티 북쪽 해안지역에 252만㎡(약 76만 평)에 이르는 섬유단지가 조성된다. 총 투자 규모는 2억5000만 달러. 세아상역은 기계설비·운용 비용으로 7800만 달러를 부담한다. 내년 완공 예정이며, 고용 인력은 2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미 정부는 주택과 도로·항만·전기·수도 등 인프라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아이티 정부가 공장 부지를 제공하고 IADB는 금융 지원을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빌 클린턴(아이티 재건위원회 공동의장) 전 대통령, 장막스 벨리브 아이티 수장 등이 참석했다. 1년 전 이날 아이티에서는 23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지진이 발생했다. 현재 계약 체결차 아이티에 머물고 있는 세아상역 김웅기(60) 회장은 기자와의 국제 통화에서 “1994년 이후 지금까지 아이티에 네 번째 방문한다”며 “그때마다 근로자들의 의욕적인 눈빛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에 특별한 인연을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1986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1조5000억원의 매출에 9억2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상재 기자

2011-01-12

"책 사고 아이티 어린이도 돕자"

“연말연시를 맞아 반스 앤 노블에서 책을 사시면 굶주리는 아동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국제기아대책기구 미주한인본부(KAFHI, 회장 김형균 목사) 선교국장을 맡고 있는 정승호 목사(사진)는 10일 본사를 내방, “반스 앤 노블(Barnes and Noble)과 협약을 체결했다”며 “이 서점의 도서 판매 대금 중 일정액을 후원받는 펀드레이징 행사에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반스 앤 노블은 12일(일)부터 오는 17일(금)까지 6일간 온라인(www.bn.com/bookfairs) 매장에서 책을 구매하는 고객이 정보 입력란에 숫자로 된 특정 아이디(ID=10330785)를 입력만 경우 일정액을 KAFHI로 후원하게 된다. 이는 KAFHI 회장 김형균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시카고펠로십교회의 뮤직 아카데미가 반스 앤 노블 시카고 매장에서 정기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인연을 맺었던 것이 단초가 됐다. 여기에 교육 후원사업에 관심을 갖던 서점에서 아이티의 학교 붕괴와 어린이 피해를 돕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마련된 것. KAFHI는 지금도 아이티 현지에 센터를 마련해 놓고 아이티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서점은 행사 시작일인 12일의 경우 직접 시카고 매장에 들러 책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같은 아이디를 입력 하면 역시 KAFHI를 후원하게 되며 인근 퍼드러커스(Fuddruckers)에서도 당일 수익의 20%를 후원하기로 하는 등 선행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정 목사는 “책을 구매하는 고객들 입장에서는 추가 예산이 전혀 들지 않는 만큼 선행과 선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잃지 말라”며 “한인 뿐 아니라 주변 모든 지인들에게도 이같은 내용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KAFHI는 내년 1월쯤 워싱턴지회를 창립하기로 하고 뜻있는 참여자와 독지가들을 결성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일교 기자

201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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